사람의 지각과 생각은 항상 어떤 맥락, 어떤 관점 혹은 일련의 평가 기준이나 가정하에서 일어난다.
그러한 맥락, 관점, 평가 기준, 가정을 프레임이라고 한다.
- '프레임의 역할' 중에서 -
상대방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사소한 오해가 생기기도 합니다. 대화를 통해 해결되면 좋겠지만 아무리 얘기해봐도 같은 말을 반복할 때가 있습니다. 왜일까요? 우리는 살다보면 여러 프레임에 갇히게 됩니다. 자기중심적인 프레임, 사회가 만든 프레임이 내 사고를 제한합니다. 당연하지 않은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게 합니다. 이런 프레임으로 인해 상대방이 이해할 것이라 믿고, 내가 이해했다고 믿으면서 잘못된 대화를 합니다. 서로가 이해할 수 있는 대화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0711324
🦜 공통된 정의 내리기
대상에 대한 정의가 단어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프레임은 정의다'라는 말은 필연적으로 '프레임은 단어다'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 대상을 지칭할 때 어떤 단어를 사용하느냐는 단순한 어휘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그 대상에 대한 프레임을 결정하는 중요한 행위다.
- 프레임은 단어다 - 파트 중에서
같은 단어를 바라보더라도 사람마다 다르게 인식합니다. '강남역 11번 출구에서 4시에 만나, 지각하면 안돼.'라고 했을 때 사람들은 다 다르게 생각할 것입니다.
- 4시까지 만나기로 했으니까 3시 50분까지 도착하자
- 강남역에서 만나기로 했으니까 4시까지 강남역 부근에 가자
- 다음 약속장소를 알고 있으니까 거기로 가자
- 미리 도착해서 근처 카페에 있다가 가면 4시 5분쯤 도착하겠다
4명의 사람은 모두 자신만의 정의로 지각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상대방이 '너는 지각했잖아'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지각'의 기준이 무엇인지 공통된 정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6시까지 보내주세요.'라고 했을 때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의미가 다릅니다.
- 6시까지 보내달라고 했으니 6시에 맞춰 보낸다.
- 6시까지 보내달라고 했으니 그 전에만 보내면 된다.
- 6시까지 완성본을 보내달라는 것 같으니 1시에 보내서 검토를 받는다.
- 6시까지 완료하지 못할 것 같으니 하던 일까지 마무리하고 보고한다.
받은 사람 입장에서는 생각했던 의미와 다르다면 당황스러울 수 있습니다. 보낸 사람도 의아할 수 있습니다. 6시까지 보내는 작업물의 기준은 무엇인지, 어떤 의도로 한 말인지 사전에 협의가 필요합니다. '내가 이렇게 얘기했으니 찰떡같이 알아듣겠지? 나는 이 일을 문제없이 해왔는걸.'이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내 기준이 상대방의 기준과 다를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 서로의 언어로 다시보기
내 기준이 상대방의 기준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물어봐야 압니다. 이전의 예시를 이어가보겠습니다. '6시까지 보내주세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 다시 한 번 물어봅니다. 지금 자신의 상황과 궁금한 점, 짚고 넘어갈 점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현재 A까지 제작되어 있고 5시까지 B를 완성할 것 같습니다. B까지 완성해서 보내드리면 될까요?' 이 대답이 정답은 아닙니다. 똑같이 물어볼 필요는 없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같은 맥락을 인지하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자기라는 프레임에 갇힌 우리는 우리의 의사 전달이 항상 정확하고 객관적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우리가 전달한 말과 메모,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은 우리 자신의 프레임 속에서만 자명할 뿐, 다른 사람의 프레임에서 보자면 애매하기 일쑤다. 이러한 의사불통으로 인해 생겨나는 오해와 갈등에 대해 사람들은 서로 상대방의 무감각과 무능력, 배려 없음을 탓한다.
- 자기중심성 - 파트 중에서
사람들은 '모르면 물어보겠지.', '이해했으니까 물어보지 않겠지.'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10년차 팀장이 1년차 주니어에게 '이정도는 이해하겠지'라고 이야기해도 주니어는 하나도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팀장: A 기획에서 1, 2, 3을 수정할 거야. 1은 지금 수정할 필요가 없어. 아직 확정되지 않아서 다음주에 회의하고 결정할 거야. 2랑 3 먼저 수정해야 하는데 어려울 수 있으니 2 먼저 수정하고 나한테 알려줘. 하다가 모르는 거 있으면 물어보고.
팀장 입장에서는 주니어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프로젝트의 흐름, 업무 전반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팀장과 다르게 주니어는 1, 2, 3이 뭔지도 모르고 있을 수 있습니다.
팀장: A 기획에서 1, 2, 3을 수정할 거야. 1은 지금 수정할 필요가 없어. 아직 확정되지 않아서 다음주에 회의하고 결정할 거야. 2랑 3 먼저 수정해야 하는데 어려울 수 있으니 2 먼저 수정하고 나한테 알려줘. 하다가 모르는 거 있으면 물어보고.
아직 업무 파악이 끝나지 않은 이 주니어는 2개의 문장만 기억합니다. '1, 2, 3을 수정하라고 했으니 1번부터 수정하면 되겠지? 2까지 수정하고 알려달라고 하셨으니 1~2를 마무리하고 보고하자.'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1번을 잡고 끙끙댑니다. 결국 시간이 흐른 뒤에야 잘못된 상황임을 알게 됩니다.
다른 직군과 협업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개발 직군에서만 쓰이는 용어, 디자인 직군에서만 쓰이는 용어, 기획 직군에서만 쓰이는 용어를 타 직군에게 남발하면 요구사항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원래는 없습니다. 이런 단어를 쓰자, 이런 상황일 때는 이런 말을 하자라고 미리 정의하지 않았다면 최대한 간결하고 쉽게 풀어서 설명합니다. 그리고 모르는 게 있다면 미리 물어봅니다. 지금 모른다고 넘어가면 나중에 더 큰 문제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대화는 항상 어렵습니다. 상황, 사람, 나의 상태에 따라서 대하는 말이 달라지고, 언제나 정답이 없습니다. 이런 대화의 지혜도 시간이 지나면 늘 수 있겠죠?
'기획' 카테고리의 다른 글
[IT용어] SaaS, BaaS, PaaS, IaaS 뜻과 장점 (0) | 2024.01.28 |
---|---|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공유받았다, 뭐라고 해야 하지? (0) | 2024.01.19 |
기획으로 서포트하다.(책-트렌드 코리아 2024) (2) | 2024.01.15 |
[Notion 꿀팁] 문서 처음으로 돌아가는 방법 (1) | 2024.01.12 |
갑자기 할 일이 없을 때, 월급쟁이는 뭘해야 하는가? (3) | 2023.12.27 |